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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회고

· 약 12분
Austin Lee
DevOps Engineer @ Allganize

잔디를 중간에 밀었는데도 많네요!

2024년이 어느새 끝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여서, 간단히 돌아보려고 합니다.

이직

올해 초까지 저는 첫 입사했던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력이 3년이 될 즈음부터 방향성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고 여러 강연과 조언을 들으며 고민을 거친 뒤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도 많은 응원을 보내 주셨습니다. 첫 회사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전 직장 동료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번의 이직으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중간에 여러 과정을 거쳐 총 3번의 이직을 하였습니다. 다사다난했고 힘들 때도 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필터링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구직 과정에서도, 입사 후에도 여러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분야의 기술에 차별을 두는 경우도 있었고, 창업을 제안받았는데 아이디어가 비윤리적인 경우도 있었고, CEO와 관리자 리스크가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하고, 이를 어떻게 확인하여 좋은 회사를 거를 수 있는지를 많이 배웠습니다.
  2. 저의 능력과 적성, 가치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첫 직장을 신중하게 알아보기보다는, 일단 빠르게 일을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빠르게 채용 절차가 끝나고 1개 회사만 다녔기 때문에 제가 객관적으로 어느 위치인지 판단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이것은 이직을 결정한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 합격과 불합격을 많이 경험하면서 제 상황을 더 명확히 판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채용 절차나 수습 기간 동안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순간이 몇 번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되짚어 보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3. 면접에 대한 거부감이 (살짝) 사라졌습니다.
    말 그대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면접 실력이 늘었고, 이후에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 현 회사를 찾으며 봤던 첫 면접은 질문도 날카로웠지만 제가 아는 내용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표본이 쌓이면서 조금씩 나아졌던 것 같네요.

현재 회사는?

올해는 최종적으로 10월 Allganize에 DevOps 직군으로 새로 합류하였습니다.
한 번쯤은 꼭 해 보고 싶었던 DevOps 직군이었고, 잘 맞는다면 커리어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이제 수습 기간이 거의 끝난 상태입니다.

수습 기간이라고는 했지만 현재 회사가 특수한 상황에 있어 여러 환경을 동시에 다뤄야 하고, 프로젝트 형태도 다양해서 개발자 커리어를 분기 단위로 쪼갰을 때 가장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또한 직군을 바꿨다 보니 업무 패턴이나 이해도에 대한 기준부터 다르게 설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여러 상황을 오가며 싱크를 맞추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당연히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팀에서 노력한 것을 알아주시고, 회사 문화나 복지 면에서도 지원이 잘 되고 있어 무리 없이 정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비교적 만족스럽고, 업무 프로세스 등에서 피드백이 잘 이루어진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서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 프로젝트?

올해 제가 한 개인 프로젝트는 홈 서버 구축이었습니다. 맥미니에 작은 규모지만 Kubernetes 환경을 구축하여 제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통으로 옮겼는데, 자세한 내용은 글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낭만의 영역이 섞여 있어 그런지 개인적인 만족도가 높았고, 의외로 실무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는 그냥 잠깐잠깐 공부와 코딩 테스트 공부를 했던 것 외에 특별히 무언가를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3분기까지는 이직에 정신이 없었고, 지금은 회사에서 하는 업무를 100%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지식 습득이 된다고 판단하여 퇴근 후에는 업무 정리만 하고 개인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의미로 사이드 프로젝트의 필요성이 없어진 건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좋을 것 같네요.

올해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

  1. 꾸준함
    거의 처음으로(?) 꾸준히 무언가를 지속했고 그것이 결과로 보인 해였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와 프로필 관리, 코딩 테스트 등을 짧으면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꾸준히 수행했습니다.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잊을 만할 때마다 알아보는 분이 조금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중요한 몇 가지는 계속할 생각입니다.
  2. 임기응변
    이직도 잦았고, 중간에 직군이나 사용하는 기술, 프로젝트도 많이 바뀌었던 한 해였습니다. 백엔드, DevOps는 물론이고 프론트엔드 업무까지 담당한 때도 있었는데, 지나고 나니 어떻게 잘 대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3. 기록과 문서화
    문서화를 하기 시작한 것은 1년 반 정도 된 것 같은데, 저도 정리를 하면서 배우고, 머리를 비우는 효과도 있고, 다른 분들에게도 공유를 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왔습니다. 이쪽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작년까지만 해도 많았는데, 어느 정도 정형화, 안정화가 된 것도 큰 것 같네요.
    이제는 개발 외적으로 저의 장점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아쉬웠던 점

  1. 성격과 화법
    보통 문제가 있으면 바로 제기하고 필터 없이 직구를 꽂는 스타일인데, 이로 인해 갈등 과정에서 저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인들에게도 지적을 몇 번 받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최대한 히스토리를 파악하며 완충을 두려 하고 있습니다.
  2. 시간과 자기 관리
    큰 틀과 커리어 면에서는 시간 관리를 잘 한 편이었지만, 세부적인 관리에 아쉬움이 있었고 건강이나 여가 같은 부분은 다짐한 것에 비해 잘 챙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이런 면도 개선해야 커리어를 길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더 쓰려고 합니다.
  3. 수용
    1번과도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방법이나 새로운 방법론은 잘 수용하지만, 목적은 같은데 과정이 단순히 다르거나 히스토리가 있어 과정이 이상해 "보이는" 것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천천히 상황을 파악하면서 유연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며

올해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많은 일이 있었고, 잘 살아남았다인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한 해가 지났는데, 올해가 끝날 때의 모습은 나름 해피 엔딩이어서 다행인 것 같네요. 그리고 중간에 제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아니 제가 요청을 하지 않아도 챙겨 주신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는 특별한 목표를 두기보다는, 최대한 저의 자리에서 주변 분들과 함께 문제를 잘 풀어 나가면서 경험치를 쌓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