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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 2026 1분기 회고 (3) — Moss에 합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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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편의상 반말로 작성되었습니다.

회고 1편에서는 Allganize에서 이직을 결심하게 된 기술적인 이유를, 2편에서는 조직 또는 사람과 관련된 내용을 말했다. 마지막 글에서는 내가 고민했던 이직의 방향성, Moss에 합류하게 된 과정, 그리고 합류 이후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이직의 방향성

이직을 결심한 뒤, 내가 정한 방향은 크게 2가지였다.

  1. DevOps 커리어를 유지하며 더 큰 회사로 가기
  2. 소규모더라도 비전과 아이디어가 확실하고, 실제로 빠른 속도를 보유한 팀으로 가기

확실히 소규모 팀도 엄청난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상황에 따라 팀의 크기가 커지면 레거시와 소통이 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AI Native한 소수 정예가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강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나 자신이 개인으로서 어디까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이 2가지가 아니라면 굳이 이직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숨겨져 있던 한 가지 전제가 더 있었다. 글로벌을 보는 팀이어야 했다.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계속 이 분야에 있으면서 한국 스타트업이나 한국 고객사를 주 타깃으로 하는 회사라면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고 하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포지션 제안과 JD를 받으면서 회사에 대해 상세하게 물어보면 명확한 장점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정말 많았다. 그리고 LinkedIn에서 보았던 글 같은데, “지금 개발자를 적극적으로 뽑는 회사는 AX를 하지 못했거나, 레거시가 있는 팀이다”라는 문구가 정말 공감되었다.

그래서 처우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헤드헌터 이직 제안은 거절했다.

Moss에 합류하다

25년 11월에 LinkedIn을 통해 Krew Capital에서 연락이 왔다. Krew는 고학력 한국인 창업자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고 있었고, 미팅 후 그 중 몇 팀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거나, 해외의 아이템을 한국·아시아권 로컬 시장에서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모인 팀을 3-4팀 소개받았다. 그 중에서 선택한 팀이 Moss였다.

Moss의 주력 아이템은 End user에게 웹사이트에 대한 Interactive guide를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개인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가이드와 문서 작업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닌데, 이를 엔터프라이즈 레벨로 확장한 것이라 생각하니 공감이 되었다.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바로 파트타임으로 합을 맞춰 보기로 하였다. 솔직히 아이디어만 놓고 보면 더 유니크한 팀도 있었지만, Moss가 더 적극적이었고 비전과 아이템도 납득 가능했다.

2달 정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공동창업자 2분의 시야가 잘 트여 있고, 현재 상황을 보는 눈이 날카롭다고 느꼈다. 방향성도 맞았고, SF Relocate 계획도 있었으며, Moss 쪽에서도 어떤 분야를 맡더라도 처리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좋게 평가해서 풀타임 합류를 결정했다.

파트타임 기간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Moss에 투자했기 때문에 풀타임 전환으로 인한 큰 문제는 없었다.
당연하지만 인원이 나 포함 3명이기 때문에 역할 분담은 하지만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 그래도 조만간 직전까지 했던 DevOps 업무를 좀 보게 될 것 같다 🤣

Moss의 일상은 지금까지 지냈던 직장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과거에는 의견을 내도 무시당하거나 몇 달 뒤에야 반영되던 적이 정말 많았는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피드백이 바로 돌아온다. 이는 파트타임 때부터 장점이라고 느꼈던 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기능을 반영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비로소 체감하고 있다.

Quit Developer?

Founding Engineer로 합류하면서 1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코드 외에 보아야 할 것도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물론 나는 월급을 받는 입장이지만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분도 따로 말하지 않아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상황, 아이디어와 고민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나도 같이 클라이언트들과의 회의에 참여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 예상과 달랐던 것이 있다. 세일즈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에서는 단순히 개발자의 시점에서만 생각할 수 없다. 제품을 만드는 것과 제품을 파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고, 후자에 대한 감각은 개발만 해서는 절대 생기지 않는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어떤 타이밍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들어야 한다.

AI로 인한 개발 생산성 향상은 적어도 이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모두 누리고 있는 혜택이다. 그렇다면 결국 차이를 가르는 것은 아이디어와 프로세스다. AI에게 작업을 위임하여 줄인 과부하를 이런 곳에 써야 한다. 갈수록 이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개발자 출신 창업자분과 함께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Developer 타이틀 떼야 한다”고.

앞으로

누군가의 시점에서는 Moss에 합류하지 않고 Allganize에 남거나, 다른 커리어를 알아보는 것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회사도 회사인데 도파민 찾아서 왔다고.

물론 지내 보니 쉽지 않다는 게 간접적으로도 잘 느껴진다. 계속 발전하지 않으면 언제 망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모든 회사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럴 거라면, 그리고 나중에 정말로 개발자가 사라질 직업이라면, 지금 최전선에서 그 파도를 맞아 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경험이 나에게 있어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Moss는 3명이지만, 정말 스마트한 3명이 모여 있다. 계속 주저하지 않고 길을 찾는다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목표는 회사를 키워서 SF로 나가는 것이다. SF로 나간다는 것은 비자를 받아서 나가는 것이니 내가 회사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고, 내가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세계가 열리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