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서 2월에도 K-DEVCON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저번과 같이 간단한 요약과 생각을 적어 두려고 합니다.
강연 내용 & 후기
우아한형제들의 박세문 님께서 유니콘이 되어버린 시니어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살아남기, LINE의 허린 님께서 Re:Zero 부터 시작하는 시니어 프로그래머 성장기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를 해 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제목은 다르지만 지금까지의 성장 경험과 그에 대한 코멘트가 공통된 주제였습니다.
세문 님의 경우 지식의 너비와 깊이에 따라 T자형, 파이(π) 형 등 여러 성장 방식이 있다는 것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본인이 직접 문제 상황에 부딪히고 그걸 극복한 이야기도 들려주셔서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노력과 꾸준함은 결국 배신하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해 주셔서 좋았고, 1월 행사 후기 때 적었던 깊이에 대한 해답도 어느 정도 낼 수 있었습니다. 발표에 대입해서 생각하면 현재 저는 가로가 넓고 다리가 짧은 파이(π) 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후에 어떻게 성장 방향을 잡을지는 저의 몫이지만 최소한 엇나가고 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좀 들었네요.
허린 님의 경우 개인적으로 발표에서 조금 매운(?) 맛이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JD에 100%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 좋다는 이유로 이직하지 않는 것은 바보짓이다(…) 등등 필터 없이 폭격을 맞으니까 중간에 좀 어질어질하긴 했는데 사실 이런 걸 은연중에 원하던 것도 있어서 이번 행사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둔 메모를 보니 그 외에도 뇌리에 꽂힌 문장이 꽤나 있는데, 여기에 모두 옮길 수는 없고 조용히 제 양분으로 잘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패널 토크에서 오픈소스 기여에 대한 견해, 이직사유◦이력서에 대한 생각 등 평소에 듣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 많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특히 사수에 관한 답변들이 기억에 남는데, 사수가 안 붙으면 시니어다(!!!)부터 시작해서 두 분 모두 저와 완전히 상반된 의견을 보이셔서 머리를 한 대 맞았습니다. 저는 사실 사수가 중요하다는 견해를 꽤 강하게 가지고 있었는데 경력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특유의 불안 때문에 사수에 대한 집착 비슷한 게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보면 정작 제가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던 시기는 대부분 자가발전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저 자신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고민을 깊게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번외
- 1월 행사 때는 조용히 있었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약간의 사회성을 끌어내서 몇몇 분들과 인사◦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 모임을 나갈 때마다 명함을 까먹는데, 좀 들고 다녀야겠습니다 😅
- 의문의 경품 당첨이 되어서 집에 들고 왔습니다. Python 도서인데 2/3 정도는 아는 내용이고 나머지는 좀 생소한데 리뷰 느낌으로 가볍게 읽으려고 합니다.
- 2번의 K-DEVCON 행사와 몇몇 개인적인 일정을 통해, 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방향성이나 가치관에 대한 윤곽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정답인지 아닌지는 부딪혀 봐야 알기 때문에 일단 진행시키려고 합니다.